인지란?
‘인지’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인간의 마음 한 부분인 사고능력을 의미하는 그런 좁은 의미가 아니다. 知, 情, 意의 대부분을 포함하는 능동적 심적 활동을 의미한다. 정보, 또는 지식의 활용이 바로 인지이다. 따라서 기계적 인지나 인간 인지라는 말이 가능할 수 있다.
또한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적인 면과 아닌 면을 동시에 갖고 있는 양면적인 것처럼, 인간의 인지란 하드-소프트의 양면적 속성을 지닌 것이어서 신경생물학적 기반과 분리해 생각할 수 없는 개념이다. 물론 이에 대해 존재론적 차원에서 반론을 제기할 수는 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일반적으로 인지과학에서 활용되는 넓은 의미의 ‘인지’는 ‘어떤 행위자에 의한 지식의 활용’이라는 의미에 가깝다.
인지심리학이란 ?
인지심리학의 연구 대상은 인간의 인지 능력, 혹은 인지 과정이다. 인간은 인지 능력을 통해 세상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고, 그 정보를 표상하여 지식으로 변형하며, 다시 지식을 활용하여 판단, 계획, 행동을 하게 된다. 인지심리학은 넓은 의미로 정의하자면 ‘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좁은 의미에서 인지심리학은 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환경과 자신에 대한 앎, 지식을 갖게 되는가, 그러한 지식을 어떻게 활용하여 생활 장면에서 직면하는 각종의 과제들을 수행해 내는가 하는 문제들을 다루는 심리학의 한 분야이다. 따라서 본론에서는 인지심리학에 대하여 설명해 보겠다.
인지심리학은 인지 과정들에 대하여 경험적으로, 특히 실험적 방법을 주로 사용하여 연구하는 학문이다. 인지과정은 환경의 정보가 감각기관에 입력되어 행동으로 출력되는 모든 과정을 포함하며, 이들 과정에는 감각, 주의, 형태 지각, 학습, 기억, 언어 처리, 문제 해결적 사고, 추리 및 판단과 결정 등의 하위 인지과정으로 세분된다. 인지심리학은 이러한 인지 과정들이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들 하위 인지 과정들이 어떤 상호관계를 지니면서 인간의 마음을 구성하고 있는지를 명료하게 밝히고자 한다.
인지심리학은 인간의 마음을 컴퓨터에 유추하여, 정보처리적 과정과 작용의 총합으로 보고, 인간 마음의 정보처리적 과정을 실험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하여 연구한다. 인지심리학 전공자가 응용 부면에 진출할 수 있는 분야들은 다음 분야들에서 열거되어 있다. 다시, 실세계와 관련된 인지과학과 관련된 심리학, 특히 인지심리학의 주요 연구 분야를 다음과 같이 추가로 정리하여 볼 수 있다.
교육(education) 에서의 인지 심리학
교실 장면에서의 학생이나 일상생활의 일반인 및 특정 업종에서의 종사자가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지식과 기술을 학습하고, 또한 다른 상황에서 일반화하여 적용하는가, 또 이렇게 되기 위하여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 하는 문제들이 인지과학 연구의 대상이 된다. 주로 네 가지 부면이 강조되어 연구가 이루어진다.
능동적이고 전략적인 인지과정으로서 학습(정보처리 전략 습득 중심의 학습)의 중요성, 영역 특수적인 문제해결 기술 및 전문지식 습득의 중요성, 자신의 학습 과정 및 인지과정을 모니터링하고 통제 및 조절하는 과정들을 고려하여 효율적 인지 학습 전략, 교수 전략, 역동적 학습환경 디자인의 문제들이 연구되고 실용적 응용이 울어지고 있다.
일상생활 환경(everyday life environments) 에서의 인지 심리학
사람들로 하여금 환경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게 하여준다. 인간의 심적 특성, 인지의 원리가 적용된 형태의 환경 물, 인공물을 디자인하는 데에 응용인지심리학의 기본 역할이 있다. 기술 발달에 따라 각종 기계, 시스템 등 인공물이 복잡화되고, 따라서 인간이 특정 인공물, 환경을 효율적으로 판단, 조작, 적응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어떤 유형의 지식을 사용하는가, 어떤 전문적 지식이 어떻게 습득되는가, 판단과 결정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문제 해결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인간 오류는 어떻게 발생하는가 하는 것을 파악하여 실제 디자인에 적용하고 있다. 이에는 주요 두 영역이 있다. 하나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연구이고 다른 하나는 인지공학이다.
노년의 지적 관리에서의 인지 심리학
지적장애자, 인지적 결함자들의 학습, 주의, 기억, 이해, 사고, 기타 인지적 전략 사용 등에서의 정보 처리 특성 문제점 파악 및 이의 개선 방안 도출 연구한다. 또한 나이가 들어감에 따른 인지적(지각, 주의, 기억, 언어이해, 사고) 기능 쇠퇴 본질의 과학적 이해와 이에 대처하는 인지적 전략 발견 및 훈련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다.
인지심리학의 등장
18세기 초에 들어서면서부터 심리적 현상에는 과학의 기본 특성인 실험방법이나 수학적 개념의 적용이 불가하다는 통념들이 깨어지기 위해 시작했다. 실험심리학을 창시한 Wundt와 그의 제자들은 19세기 후반에 구조주의 심리학을 통해 심리학의 연구 대상이 의식 내용이며, 복잡한 의식 내용을 그 바탕이 되는 감각경험 요소로 분해하고 다시 이를 통합하여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함으로써 앎의 과정이 심리학의 중요문제이며 연구가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구조주의 심리학의 단점인 객관적 방법론에 대한 엄밀성을 주장하고 들어선 행동주의 심리학자들은 인지과정을 도외시하고 외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과정에 의해 모든 것을 설명하려 들었다. 그러나 20세기 초기 유럽에서는 인지과정을 중시하는 연구들이 재부상하였다. 그 예가 Barlett를 중심으로 한 기억 및 사고연구; 지적 발달의 조작적 측면들을 강조하면서 인지과정 및 구조를 연구한 Pia jet 등이다. 20세기 중반에는 철학과 수학의 발달, 그리고 컴퓨터의 발전에 따른 정보처리 관점 형성 등 인접 학문의 영향으로 인지과학이 대두하였다.